건강 이슈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이라면 ‘당화혈색소’라는 단어를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당화 혈색소는 혈중 포도당 농도를 평가하는 아주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금부터 당화혈색소란 무엇이며 검사의 의의, 정상 수치 및 당화혈색소 낮추기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당화혈색소(HbA1c)란?
당화혈색소(HbA1c)는 헤모글로빈과 같은 혈색소 중에서 포도당에 의해 당화된 것을 %로 수치화하여 표준화한 것으로 지난 2~3개월 간의 혈당 평균치를 평가하는 지표가 됩니다.
헤모글로빈이 포도당과 결합하여 당화되면 구조에 변형이 생기고 정상 산소 운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혈중 포도당에 의한 헤모글로빈의 당화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당뇨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헤모글로빈이 당화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당화혈색소의 정상 수치는 4.0~5.6%이고, 5.7% 이상부터는 당뇨 전 단계, 6.5% 이상부터는 당뇨로 진단을 내립니다. 5.4~5.6%는 정상 수치이지만 췌장이 약한 편이므로 당뇨 전 단계처럼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헤모글로빈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 중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A형 혈색소(HbA)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혈중 포도당은 HbA와 자연적으로 결합하여 당화혈색소인 HbA1를 형성하게 됩니다. 포도당이 헤모글로빈과 비가역적으로 결합하여 당화혈색소를 이루고 나면 기능을 상실한 채 적혈구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최대 120일 동안 순환하다가 지라(비장, spleen)에서 파괴됩니다. HbA1은 크로마토그래피법에서 용출되는 순서에 따라 HbA1a, HbA1b, HbA1c로 분류되고 이 중 HbA1c가 가장 많습니다.
2. 당화혈색소(HbA1c) 검사 의의
공복 혈당, 식후 2시간 혈당 등 다른 검사들도 많은데 당화혈색소를 따로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혈당은 측정하는 당시의 혈중 포도당의 농도만을 알 수 있으나,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의 평균적인 혈당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따라서 당화혈색소 검사는 당뇨병의 진단, 혈당 조절 능력 평가, 당뇨 합병증 위험 예측 등을 위해 시행하며, 당화혈색소는 측정 당시의 공복 상태와는 관련이 없으므로 식사 후 혈액을 채취하여도 상관이 없습니다.
1) 당뇨병 진단 및 혈당 조절
HbA1c는 당뇨 진단과 혈당 조절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측정하는데요, HbA1c가 높으면 장기간 동안 혈당 수준이 높았던 것을 의미하고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 상태를 평가하여 치료제를 변경하거나 혈당 조절 목표를 세우는 등 혈당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필요합니다.
2) 합병증 위험률 예측
HbA1c는 신장, 심혈관, 눈 등에 발생하는 당뇨 합병증 위험률 예측을 위해 사용됩니다. HbA1c의 수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당뇨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신장 질환, 심장병, 미세혈관 합병증, 당뇨병성 백내장 및 망막 질환 등이 있습니다. HbA1c를 1% 낮추면 혈관 질환 위험률은 37~43%, 당뇨 관련 사망률은 21%, 심근경색 발생률은 14%나 감소합니다. HbA1c는 당뇨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서도 심혈관 질환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당화혈색소 낮추기
당화혈색소 1% 차이는 대략 혈당 30mg/dL의 평균 혈당 수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이는 엄청난 차이며, 당뇨 환자가 아닌 정상인도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낮아지는 데다 HbA1c가 1% 낮아지면 사망률이 21%나 감소한다고 하니 당화혈색소를 낮추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HbA1c를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꾸준한 운동
혈당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사용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포도당의 소모가 촉진되고 그에 따라 당화혈색소도 감소합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 혈관 내벽이 튼튼해지고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므로 대사가 촉진되어 당화혈색소가 감소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비만을 예방하고 체중 감량 효과 및 근력 강화 효과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5회 이상, 1회당 30분 이상 규칙적이고 꾸준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여 혈당을 낮추고, 근력 운동을 하여 혈당 조절 능력을 키운다면 당화혈색소는 저절로 낮아집니다.
2) 건강한 식습관
건강한 식습관은 혈당 조절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탄수화물 및 당분을 과하게 섭취해서는 안되고 채소, 통곡물,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구성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식사 간격이 일정하지 않으면 공복 상태가 길어져 자칫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식사 간격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양질의 영양소를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당뇨 환자에게 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고 부신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우리 몸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이 때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포도당의 수치가 높아집니다. 즉, 스트레스 자체가 혈당을 올리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가지 신체적 변화가 생기고 부수적으로 혈당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건전한 방식으로 잘 해소하여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면 혈당 뿐만 아니라 HbA1c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충분한 수면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혈당 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수면을 충분하게 취하면 체내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결국 혈당이 증가하게 됩니다. 수면의 양 뿐만 아니라 질도 중요하므로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형성해야 하며 온도, 습도, 침구 및 조도 등을 조절하여 잠을 자기에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혈당 조절 목표>
표 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지금까지 당화혈색소와 당화혈색소를 낮추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당화혈색소 검사가 당뇨 진단과 향후 혈당 관리 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서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는 있지만 빈혈, 용혈, 과다 출혈 등의 특정 상태에서는 부정확하게 측정되어 혈당 조절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당화혈색소는 한순간에 낮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평소에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잘 유지한다면 당화혈색소 낮추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
자신의 몸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장수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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