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 먹으면’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

매운 음식 먹으면 살이 빠진다,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속설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매 끼니마다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먹을 만큼 특히 맵고 얼큰한 맛을 사랑하는 민족입니다. 요즘은 한국이 매운 맛의 종주국으로서 K-컬처 열풍에 힘입어 불닭볶음면 등의 매운 음식이 해외로 수출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의 실제 효과와 속설의 진실 유무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jcomp 출처 Freepik

<‘매운 음식 먹으면’ 속설에 관하여>

1. 살이 빠진다?

매운 맛이 나는 고추를 먹으면 살이 빠져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고추 속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교감 신경을 활성화하고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여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그리고 비만을 유발하는 백색 지방을 태우고 갈색 지방을 활성화합니다. 백색 지방은 쓰고 남은 열량을 저장하는 창고로써, 백색 지방이 쌓이면 비만을 유발하며 황백색을 띱니다. 갈색 지방은 음식으로 섭취한 에너지를 백색 지방으로 저장하는 대신에 열로 전환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여 비만을 방지하며 철 성분의 미토콘드리아 때문에 갈색을 띱니다.

2.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매운 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입니다. 매운 맛을 느끼게 되면 뇌는 통증 신호를 인식하여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엔도르핀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며 진통 효과와 함께 쾌감을 느끼게 하여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분비된 엔도르핀으로 인해 쾌감을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면 매운맛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매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3. 염증을 줄여준다?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신경에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분비량이 증가하는데, CGRP는 혈관 벽 세포에 작용하여 위염을 억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촉진하여 위염을 예방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캡사이신의 위염 억제 효능에도 불구하고 매운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매운 음식에는 매운 맛을 내는 성분 뿐만 아니라 짠맛을 내는 염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위, 식도 등의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기 증상을 일으키고 위염, 위궤양 등의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4. 맵찔이 vs 맵잘이 차이는 선천적 특성이다?

매운 음식을 유독 못 먹는 사람을 ‘맵찔이’,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을 ‘맵잘이’라 부르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매운 것을 잘 먹는 자부심을 ‘맵부심’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맵찔이, 맵잘이는 왜 나눠질까요? 이는 유전적인 특성으로, 세포 속의 ‘TRPV1 수용체‘ 개수에 따라 개인마다 매운 음식을 먹는 능력에 차이가 생깁니다. TRPV1 수용체는 매운 맛을 내는 성분에 반응하는 일종의 통각 수용체로, 수용체가 자극되면 통증을 느낀다는 신호가 뇌에 전달됩니다. 따라서 입 속에 TRPV1 수용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매운 맛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통증을 많이 느끼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게 됩니다.

5. 통증을 완화한다?

매운 맛 자체가 통각인데 통증을 완화한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최근 독일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신경병성 통증(NP)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경병성 통증은 신경계의 손상 및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 만성 통증인데, 관절염, 척추관 협착증 등의 근골격계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신경병성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고농도 캡사이신 패치를 이용한 치료가 신경통 강도를 약화하여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캡사이신은 우리 몸에 들어간 직후에는 강한 자극을 주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진통 작용을 합니다. 캡사이신이 통증 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인데요, 손발이 화끈거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을 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캡사이신 연고를 바르기도 합니다.

출처: KBS 한국방송 – 매운 음식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릴까?

매운 음식에 관한 흥미로운 속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매운 음식의 이점이 많은데요,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고 하니 적당량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운 음식을 과하게 자주 먹으면 매운 음식 속의 염분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므로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고 위염이나 위궤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므로 피부 혈관이 확장되어 안면 홍조, 여드름 등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주의해야 합니다. 캡사이신이 항암 면역 세포의 기능도 떨어뜨리고 신경 자극 반응을 둔화시키므로 기억력 감퇴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매운 음식은 소량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권장하는 캡사이신의 1일 허용 섭취량은 체중 1kg 당 0.1mg 입니다. 한국인들은 특히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매운 음식을 줄여서 적정량을 섭취함으로써 매운 맛 특유의 건강 상의 이점만 충분히 누리시길 바랍니다!:D

자신의 몸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장수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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